제목은 그냥 심심해서 러버 관종처럼 써봤다.

 

안녕 친구들.

 

지금 이 글을 보고 있는 너희들은 적어도 트랜지션에 관심이 있거나, 트랜지션을 하고 있거나, 정정을 마치고 패싱, 스텔싱중인 트젠들일꺼라 생각해.

나 역시 트랜지션을 진행중인 한명의 사람으로써 여러가지 난관에 부딧치고 심리적인 압박과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들 사이에서 오늘도 불안한 하루를 보낸다.

 

사실 난 집안의 장남이야. 아버지도 장남이고, 할아버지도 장남이야.

아버지는 어촌에 30년을 살아오셨고, 아주 보1수적이고

어머니는 부산에서 40년이상을 살아오셨고, 지독한 기독교 신자에 역시 몹시 보1수적이지.

 

우리집은 언니 한명에 여동생 둘.

 

학창시절부터 나는 집안의 유일한 아들 그리고 엄마를 많이 닮은 아들이어서

엄마가 날 참 좋아했어.

 

하지만 중학교를 들어오면서 내 몸에 하나 둘씩 남성스럽게 변해가면서 고민이 시작되었지.

그때는 트랜스젠더에 대한 개념조차 가지지 못한 무지한 학생이었을뿐이고

알고있었다 해도 우리집안은 보1수적이어서 미성년자때 HRT를 허락받진 못했을꺼야.

 

물론 지금정도의 지식이 있었다면, 남성화를 막기위해 피임약정도는 먹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쨋거나 내 기억속에 가장 오래된 여성성에 대한 동경은 미취학시절부터 그랬다.

5살때 언니가 유치원 학예회때 입었던 드레스를 몰래 입어보곤했고

중학생 시절에는 나에게 달려있는 남성의 상징을 잘라내고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어.

 

하지만 현실적으로 내가 가지고 있는 장남으로써의 압박과 가정에서 나에게 바라는 여러가지 남자로써의 기대치, 역할을 난 그럭저럭 수행해냈다.

 

남녀공학 중학교를 다닐때는 여자 교복이 너무너무 입고싶었지만, 나에게 허락되지 않았고

고민만 잔뜩 하는사이 내 키는 어느덧 중학교 입학때 148/39kg의 신체검사 기록이 기억에 남는데

고등학교 입학할때는 1년에 키가 10센씩 커서 181cm가 되어있었지.

 

신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사실 남자로써 축복받은 몸이야.

얼굴이 큰 남상은 없어서 정말 다행이라 생각하는데, 타고난 근육질 체형이라 운동같은거 해본적도 없는 범생이지만

살찐적도 없고, 몸이 탄탄해.

 

남자로써는 몸이 정말 좋아. 어깨 넓고, 키크고, 솔직히 외모도 나쁘지 않아.

 

그런데... 이런 조건들을 다 버리고서라도 뒤늦은 29살 난 HRT를 시작했다.

 

난 남고를 나와서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4년대 대학을 입학했고, 공대를 지원했어.

그리고 1년을 다니고 군대를 다녀왔고, 혹시나 내가 가진 이런 생각이 나약한 정신에서 나오지 않을까.

혹은 내가 막연하게 여성의 삶을 그냥 동경하는것은 아닐까.

(왜냐하면, 고2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기도 했고, 집에는 어머니를 포함 여자 남매만 셋이 있으니.)

 

그런 고민들도 참 많이 했다.

 

군대에 가서 난 대학교 학비를 벌기위해서 간부를 지원했고 내 5년의 시간을 허비했어.

혹시나 난 남초직장의 초고봉이라고 할 수 있는 군대라면 내가 가지고 있는 이런 고민들이 혹시

일에 치여서, 또는 남자들사이에서 지내면 해결이 되지 않을까. 고민했다.

 

그런데, 내가 군대에 있으면서 5년동안 간부로 지내는 사이

관심병사들중 TG가 한명 들어왔어.

 

훈련소에서부터 남과 같이 씻지를 못하며, 잠을잘때도 남자와 살을 닿으면 질색하고(훈련소는 좁잖아.)

본인 스스로를 여성이라 생각하고, 살자 시도도 3번이나 했던 그 아이를 보게되었어.

 

물론 그 아이는 키는 작지만 남상도 심하고, 목소리도 상남자였지.

그런 조건을 보면서도 같은 트젠으로써 동질감과 동시에 참 많이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 아이를 베려해주기위해서 모든 부대의 간부가 TG인것을 숨기고 부대 적응을 위해서 노력했지만

결국 그 아이는 3달정도 지나서 전역을 해버렸어.(복무부적합인지 뭔지.. 진단받고 나가더라.)

 

그 아이가 지금은 어떻게 지내는지는 몰라. 하지만 행복하게 지금 살고있으면 좋겠다.

 

아무튼 그렇게 군대에서 5년의 시간을 지내는동안 내가 가진 트랜지션에 대한 갈망은 점점더 심해졌어.

몇푼 안되는 봉급으로 피부 관리를 위해 투자하고, 가꾸는데 시간을 많이 소모했어.

 

난 술도, 담배도, 여자도 그닥 취미가 없었기에 할수있는건 뷰티정도였지.

 

시간을 보내면서 점점 내가 이런 남초직장에 있으면서도 이런 성향이 나아지지 않는구나. 라는 생각이 굳어질때쯤

난 전역을 하게되었다.

 

5년동안 모은 돈은 대학교 학비로 모두 납부를 했고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로 나오니, 벌써 20대 후반이더라.

 

남들 2년가는 군대 5년동안 다녀왔으니, 시간은 시간대로 버린셈이고

열악한 군대의 환경상 조심한다해도 피부는 거칠어지고, 털은 부숭부숭에 누가봐도 "남자"가 되어있더라.

 

그런 내 자신을 보면서 참 갈등을 많이 했다.

 

사실 트젠 커뮤니티는 고등학교시절쯔음부터 알고 있었어.

 

유명한 쌀이 없어요님을 참 많이 보고 자랐는데...

그때 시작했으면 좋았을껄 하는 후회를 지금도 많이 한다.

 

그러던중 우연히 트랜지션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계기가 참 어이없더라.

 

군대때부터 독립을 해서 집을 나와살았고, 대학교를 다니면서도 월세를 내가 벌어 내가 내면서 혼자 살다보니

다시끔 내 안의 여성성이 슬그머니 머리를 들더라고.

 

그래서 화장도 해보고, 가발도 사보고 했다.

하지만 그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더라. 근데 내 떡대에 여자는 무슨..하면서 포기하기를 여러번...

 

우연히 친구가 비타민을 권하더라.

 

우리 나이가 곧 서른인데, 건겅관리를 하자면서...

 

그렇게 비타민제를 구매하다보니 우연히 보게된게 허브류.

 

레드클로버, 회향, 페뉴크릭시드, 홉스, 푸에라리아, 이소플라본 등등.

 

사실 여성건강에 좋다는 허브류를 굳이 내가 먹을 필요는 없는데 그냥 손이 가서 몇가지 종류를 구매하게됬어.

과학적으로나 건강지식으로나 여성건강이나 식물성 파이토 에스트로겐은 남성에게 여성화를 가져오진 않아.

 

미세한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반대로 테스토스테론의 작용을 좀 덜하게 하는 효과는 있지.

 

그런데 푸에라리아때문인지는 몰라도 복용 1달쯤 되었을때부터 갑자기 가슴이 찌릿거리더라.

피부도 몰라보게 부드러워졌어.

 

이건 여홀때문은 아니고, 식습관의 변화와 이소플라본 자체가 여성호르몬의 아주 약한 효과가 있긴 한가보더라고.

내 스스로 변화를 느끼고 나니 갑자기 트랜지션에 대한 갈망이 터져버렸어.

 

그때부터 인터넷을 찾아다니고 하다보니 N4, TS톡 등등이 보이더라.

 

그리고 여러가지 정보를 알다보니 어느새 진단서를 끊고 데포를 맞고있는 내 자신을 보게 됬어.

 

신기한건 오래 고민을 했던 문제라서 그런가, 여홀을 맞으면서 몇일간은 일에 대한 스트레스를 날려버릴만큼 기분이 좋았다.

29년을 남자로 살면서 남자라면 누구나 걱정할만한 불임

 

아무렇지도 않더라. 안쿨+데포 맞으면서 3개월이상 지나면 회복이 어렵다는것을 알면서도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난 트랜지션을 시작했다.

 

지금은 경제적으로 독립했고 집에는 커밍은 커녕 아무 말도 안했어.

어머니는 몹시 보1수적인 기독교인이라 반대가 극심할것을 안다.

 

그런데 뭐 이미 고자가 되버린 아들을 뭐라고 하겠니. 될대로 대라는 식으로 언젠가는 이야기 해야겠다. 라고 막연히만 생각하고있어.

 

아직까지는 남코가 잘 되고있어서(워낙 남성으로써 조건이 좋다보니 다들 트젠이라곤 생각도 못하는듯.)

내 주변에는 아직도 아무도 내가 트젠인지는 몰라.

 

========================================================================================

 

여기까지가 내 트랜지션일대기야.

내가 살아온 이야기이기도 하고.

 

사실 나는 아직도 주변에 남코중이기때문에 어디서도 이런 고민을 말해본적이 없어.(진단서 끊을때 빼고.)

익명의 힘을 빌어서 이런 이야기를 처음 써봐.

 

토커들아. 너흰 너희만의 삶을 살아가야한다.

 

부모님과 가족관계, 친구들에 대한 관계 모두 소중해.

 

하지만 그 모든것보다 더 소중한건 너의 삶이야.

 

TS톡을 보거나 다른 트젠 커뮤니티를 보면 여러가지 트랜지션의 난관(패싱, 남상, 돈 등등)의 문제로 인해서

좌절하는 트젠들이 참 많고, 힘들고 괴롭다보니 우울증을 달고사는 친구들이 참 많다.

 

하지만 친구들아.

우린 이렇게 태어났고, 앞으로도 살아가야해.

 

남들보다 스타트 라인이 조금 더 늦고

시스들이 초,중학교때 하는 성징을 난 15년이나 늦게 시작했지만

그럼에도 난 나를 사랑한다.

 

키가 크고 패싱이 어려울수도 있는 조건이지만 그래도 난 여성으로써의 나를 사랑한다.

남자로써의 나는 내 스스로 한번도 사랑했던적이 없었거든.

 

토커들아.

트랜지션을 하면서 힘든일이 많을지도 몰라.

때로는 이 길이 맞나 고민도 되고 경제적인 문제로 디트랜지션을 고민하게될날이 올수도있어.

 

하지만 이미 시작한길이면 끝을 보는게 낫지 않을까 싶다.

 

아무리 힘든 일이 앞에 있더라도 난 끝까지 가고싶어.

 

죽1고싶다는말 하지말자.

나를 좀더 사랑하자.

아무리 힘든일이 있더라도 내 자신을 사랑하고 응원해주자.

 

앞으로도 나는 HRT, 성형, 목소리 수술, SRS등 많은 시련이 남아있고

돈들어갈일이 많지만 그 변화를 기쁘게 받아들이고싶다.

 

힘내 친구들아.

너흰 충분이 아름답고 존중 받을 수 있는 사람이야.

세상 어딘가에는 꼭 너를 사랑해줄 사람있단다.

 

힘든날만 보내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말고

고진감래라는 말 있잖아?

 

세상 살면서 어떻게 힘든일만 있겠어.

살다보면 좋은일도 생길꺼야. 그때까지 참고 견디는거야.

 

난 네가 참 좋다.

 

- 뜨거운 여름을 지나며 더운 너에게 시원한 단비가 되기를.

(여기는 마음이 여성에 가까운 트랜스젠더와 트랜스젠더 고민인 사람만 글,댓글쓰기 허용된 곳이야.)
어그로, 러버가 쓴 글엔 댓글로 반응한 사람도 공범이야, 병먹금
반응하지 말고 [email protected]로 신고해줘
?
  • ?
    익명_704202 2019.08.11 17:45
    정독
    고진감래

    모두들 화이팅 하자!
  • ?
    글쓴이 2019.08.20 20:30
    힘낼께! 포기하지 않을께! 고마워
  • ?
    익명_a553c7 2019.08.11 18:55
    고마워요 고마워요

    참 힘든 시간을 보내셨네요ㅠㅠㅠ

    인생의 쓴맛이 단 맛으로 바뀔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히히...
  • ?
    글쓴이 2019.08.20 20:28
    안녕 쓰니야.
    댓쓰니의 인생도 달달해질 날이 올꺼야 ♥
    걱정하지말구, 힘내 !
  • ?
    익명_4fb25d 2019.08.12 00:21
    고민 많았을꺼같당... 그래두 원하는길을 용케 잘 찾았넹
    왠지 글 읽으면서 무덤덤하지만 고민하고 힘들었을 마음이 묻어나는거 같아서 쓰니한테 힘내라구 말해주고싶당
  • ?
    글쓴이 2019.08.20 20:29
    덤덤하게 적고 실제로도 무덤덤했는데
    이상하게 내가 쓴글을 다시 보니까 눈물이 나오네.

    슬픔이 무뎌져서 안슬픈줄 알았는데 그냥 숨겨둔거였나봐.
  • ?
    익명_0c1ed5 2019.08.12 00:31
    오랫만에 여기서 정말 좋은글 잘읽었어
  • ?
    글쓴이 2019.08.20 20:30
    시간날때마다 글 하나둘씩 써볼께 !
  • ?
    익명_836493 2019.08.12 03:38
    나도 간부로 복무하고 전역하는데 비슷하게 산거같아 힘내자 서로 ㅎㅎ
  • ?
    글쓴이 2019.08.20 20:29
    고마워, 힘낼께! 댓쓰니도 힘내 !
  • ?
    익명_acf54d 2019.08.12 05:02
    잘 읽었어ㅜㅜ 멋있네.. 난 시작도 못하고 있는데..
    잘 됬으면 해.... 한번 보고싶네..
  • ?
    글쓴이 2019.08.20 20:30
    ㅎㅎㅎ 나도 늦게 시작했지만, 지금이라도 시작해서 행복해.
    나를 찾는 여행이라는건 늦다는게없는것같다.

    아직 늦지 않았어. 잘 고민해봐. 가슴은 답을 알구 있을꺼야.
  • ?
    익명_7f2fc9 2019.08.12 07:25
    5년동안 간부 고생많으셨네
    이제 행복하자!
  • ?
    글쓴이 2019.08.20 20:31
    꼭 행복해질께!!
    댓쓰니도 행복해야해
  • ?
    익명_646043 2019.08.14 03:07
    정말 고마워
  • ?
    글쓴이 2019.08.20 20:31
    짧은 댓글이지만, 댓글 달아주어서 고마워 !
  • ?
    익명_07e714 2019.08.14 16:19
    고마워 쓰니야 덕분에 힘얻고간다 >/<
  • ?
    글쓴이 2019.08.20 20:31
    댓쓰니의 댓글에 나도 힘 얻고 간다

    힘 + 1
  • ?
    익명_3c2272 2019.08.14 17:29
    고마워요
  • ?
    글쓴이 2019.08.20 20:32
    댓글 고마워요 ! 시간날때마다 좋은글 예쁜글 써볼게요 !
  • ?
    익명_2074a1 2019.08.18 23:33
    이런글좀 퍼올려라 정화하게
  • ?
    익명_6a8b8d 2019.08.19 03:01
    나는 어릴적에 엄마 화장품으로
    눈이랑 입술 칠했다가 엄청 맞았었지 하하

    좋은 이야기 고마워
    힘내자는건 언니 스스로의 다짐도 되는거지?

    꼭 잘 돼서 어디서나 사랑받는 여자가 되길 바라고
    멋진 남친도(꺄아~) 만나길 빌게
    잘자요 쪽♡
  • ?
    글쓴이 2019.08.20 20:33
    내가 듣고싶은 말을 어쩜 이렇게 예쁘게 써줬니 ㅎㅎㅎㅎ
    너무너무 고마워. 사실 이 댓글은 볼때마다 힐링되서 벌써 열번넘게 읽고있어.

    정말 많은 힘이 되고 있어. 고마워 !! 쪽쪽♥
  • ?
    익명_25ee0b 2019.08.19 09:27
    고마워여 좋은글~~ 저두 세종에 근무하던 관심사병중에 한명이었고 3개월뒤 전역하게 되었네여
  • ?
    글쓴이 2019.08.20 20:34
    ㅎㅎㅎ 어디선가 지나가면서 스치듯 본적이 있을지도 몰라.
    행복하게 지내야해!!
  • ?
    익명_8298cf 2019.08.19 11:04
    이런글이 자주 올라왔으면 좋겠어 쓰니도 행복했으면 좋겠다
  • ?
    글쓴이 2019.08.20 20:34
    고마워요 !! 시간나면 다른글도 써볼께요 !!
    행복할께요 ! 꼭 !
    댓쓰니도 행복하세요~
  • ?
    익명_6c1144 2019.08.20 03:14
    글 너무 잘쓴다
    글 읽으면서 기분이 너무좋아졌어
    쓰니 화이팅이야
  • ?
    글쓴이 2019.08.20 20:34
    고맙습니다 !
    보잘것없는 글이지만, 누군가의 기분이 좋아졌다면 그것만으로 고마워요.
    힘낼께요 !
  • ?
    익명_984136 2019.08.20 20:40
    좋은글 고마워ㅎㅎ
    나도 힘내야지. 맨날 부정적인 생각만 하니까 사람이 미치겠더라고...
  • ?
    글쓴이 2019.08.20 20:44
    힘들고 지칠수록 밝고 좋은생각으로 극복해보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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